채용 공고를 올리기 전에 — 검증 편
펀더블 · 2026-05-24 · 펀더블 자금조달 인사이트
인사이트 Episode.15 「채용 공고를 올리기 전에」 ❸ 검증 편 MAY 2026 @fundable__offcial 이력서는 완벽했는데, 일은 달랐다 자금조달 담당자 실력 검증법 자금조달 담당자 채용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닙니다. 이력서와 면접만으로 그 사람이 실제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는 일입니다. 경력은 좋아 보이고 말도 잘하는데, 막상 입사 후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관련 사례 C사의 채용 사례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정밀부품을 만드는 도약기 제조 스타트업 'C사'의 이야기입니다.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면서 설비 투자와 R&D 자금이 절실해졌고, 대표님은 자금조달 담당자를 뽑기로 합니다. 지원자 중 한 명의 이력서가 유난히 좋았습니다. 대기업 전략팀 출신에, 정부과제 경험도 있다고 적혀 있었죠. 면접에서도 말을 조리 있게 잘했습니다. C사는 기대를 안고 그를 채용했습니다. 그런데 입사 석 달이 지나도, 기대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쓴 사업계획서는 번번이 탈락했고, 어떤 정부사업이 회사에 맞는지에 대한 판단도 대표님이 보기엔 어딘가 헐거웠습니다. '관련 경험'은 있었지만, C사가 필요로 한 '합격시키는 실력'은 아니었던 겁니다. 연봉 몇 달치와 귀한 분기 하나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C사 대표님의 잘못이었을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이 직무는 원래, 뽑기 전에 실력을 검증하기가 유독 어렵습니다. --- Chapter 01 왜 이 직무는 검증이 어려운가 자금조달 담당자의 실력은 면접에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성과가 늦게 드러납니다. 코드는 짜면 바로 돌아가는지 보이지만, 자금조달의 결과(합격·투자 성사)는 채용 후 몇 달에서 한두 분기는 지나야 나옵니다. 그때까지는 잘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둘째, 개인의 기여를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과제에 합격했다 해도, 그게 그 사람의 실력 덕인지, 회사 아이템이 좋았던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력서의 '○○ 과제 선정'이 그의 실력을 증명하진 않는 거죠. 셋째, '관련 경험'이 실력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자금조달은 정보 매칭·문서·재무·IR이 다 다른 전문성이라(앞 편에서 다뤘듯), "자금조달 경험 5년"이라는 한 줄이 우리에게 필요한 바로 그 능력을 뜻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 Chapter 02 그래도, 검증을 시도하는 4가지 방법 그렇다고 손 놓을 수는 없죠. 채용 전에 실력을 최대한 가늠하는 현실적인 방법들이 있습니다. 1 실물 포트폴리오를 요청하세요 "써봤다"가 아니라, 실제로 합격한 사업계획서나 성사된 IR 자료를 보여달라고 하세요. 단, 반드시 함께 물어야 합니다. "이 중 어느 부분을 직접 하셨나요?" 기여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팀의 성과를 개인의 실력으로 오해하게 됩니다. 2 작은 실무 과제를 줘보세요. 우리 회사 상황을 짧게 주고, "어떤 정부사업이 맞을 것 같은지, 왜 그렇게 보는지"를 한 장으로 정리해달라고 해보세요. 유급 과제로 진행하면 더 정중하고요. 말솜씨가 아니라 실제 산출물의 수준이 드러납니다. 3 시나리오로 사고 과정을 보세요 "우리 회사가 이런 약점이 있는데, 계획서에서 어떻게 풀겠나?" 같은 질문을 던져, 정답이 아니라 접근하는 방식을 보세요. 실력 있는 사람은 회사를 입체적으로 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일반론을 말합니다. 4 레퍼런스를 성과 중심으로 확인하세요. "성실했나요"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직접 맡아 만든 성과가 무엇이었나요"를 물으세요. 함께 일한 사람만 아는 기여의 실체가 거기서 나옵니다. 이 네 가지만 해도, 이력서만 보고 뽑는 것보다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 Chapter 03 함께 보면 좋은 '거를 신호'들 검증은 좋은 신호를 찾는 일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신호를 거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면접에서 다음이 보이면 한 번 더 의심해보세요. 성과를 말할 때 "회사가", "우리 팀이"만 있고 "제가 직접"이 없습니다. 기여의 실체가 흐릿하다는 신호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나 과정 없이 "다양한 경험"만 강조합니다. 깊이가 아니라 넓이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회사의 산업이나 단계에 대한 질문이 없습니다. 일을 입체적으로 보는 사람은 반드시 되묻습니다. 실패하거나 떨어진 경험을 하나도 말하지 못합니다. 실전을 충분히 뛴 사람은 떨어져 본 이야기가 반드시 있습니다. 반대로, 자기가 직접 한 일과 그 한계를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신뢰할 만합니다. 실력 있는 사람일수록 자기 일의 경계를 정확히 압니다. --- 오늘의 결론 그런데, 여기에도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채용을 준비하는 분께 드리는 실무 조언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방법들로도 완전한 검증은 불가능합니다. 포트폴리오는 과장될 수 있고, 짧은 과제는 실제 업무의 일부일 뿐이며, 시나리오 답변과 실제 실행은 다릅니다. 진짜 실력은 결국 우리 회사의 진짜 일을 몇 달간 시켜봐야 드러납니다. 그런데 일을 시키려면, 먼저 고용해야 합니다. 여기에 검증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검증하려면 일을 맡겨봐야 하는데, 일을 맡기려면 검증 전에 채용을 확정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 채용은 어느 정도 도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C사가 겪은 일처럼요. 바로 이 딜레마가, 어떤 회사들이 '채용'이 아닌 다른 방식을 택하는 이유입니다. 펀더블이 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한 사람을 고용으로 확정하기 전에, 실제 산출물의 품질을 직접 보면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검증을 위해 연봉을 미리 거는 게 아니라, 일의 결과를 보고 관계를 이어가는 구조죠. 그리고 그 전주기를 함께 겪으며 회사 안에 보는 눈과 역량이 쌓이면, 언젠가 직접 좋은 사람을 알아보고 뽑아 졸업하는 것까지가 목표입니다. 채용 자체가 나쁜 선택이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검증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이 직무에서, '확정 후 검증'의 도박을 '확인 후 결정'으로 바꿀 수 있다면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 「채용 공고를 올리기 전에」는 지원사업·자금조달 전문인력 채용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시리즈입니다. 이번 편은 '검증'. 펀더블은 정부지원사업·투자유치·정책자금을 아우르는 스타트업 펀드레이징 구독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