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공고를 올리기 전에 — 원하는 레벨 편

펀더블 · 2026-05-17 · 펀더블 자금조달 인사이트

인사이트 Episode.14 「채용 공고를 올리기 전에」 ❷ 원하는 레벨 편 MAY 2026 @fundable__offcial 자금조달 담당자 이력서, 무엇을 봐야 할까 — '만능 한 명'의 함정 자금조달이나 정부지원사업 담당자를 뽑을 때, 대표님들이 흔히 머릿속에 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책도 훤히 알고, 사업계획서도 잘 쓰고, 재무도 보고, 투자자 앞에서 IR도 하는. '다 할 줄 아는 한 명'입니다. 그런데 막상 채용을 진행해보면, 그런 사람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력서는 쌓이는데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은 없죠. 왜 그럴까요? 그리고 그렇다면 이력서에서 무엇을 보고 뽑아야 할까요? 이 글에서 정리합니다. --- 관련 사례 B사가 뽑은 '재무통' SaaS 스타트업 'B사'의 사례입니다. 대표님은 투자유치를 염두에 두고, 재무에 밝은 경력직을 자금조달 담당으로 뽑았습니다. 덕분에 재무 모델과 IR 자료는 확실히 좋아졌죠.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당장 급한 건 정부 R&D 과제였는데, 정작 그 합격 계획서를 쓰는 일에서는 기대만큼 힘을 못 냈습니다. 어떤 공고가 회사에 맞는지 찾는 것도, 계획서를 합격 수준으로 다듬는 것도 그의 전문 영역이 아니었거든요. B사는 분명 '괜찮은 사람'을 뽑았는데, '지금 필요한 전문성'과는 어긋나 있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 Chapter 01 '자금조달 담당'은 사실 다섯 개의 다른 직무입니다 만능 인재가 안 나타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금조달 담당'이 하나의 직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전문성의 묶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각 전문성은 전혀 다른 커리어에서 옵니다. 정보 매칭 (어떤 자금이 맞는지 찾기) 정책·정부사업 생태계를 아는 사람. 정부기관, 지원사업 컨설팅, 창업지원기관 출신에게서 자주 보입니다. 문서 작성 (사업계획서·IR) 사업을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craft. 다수의 계획서를 써본 경험에서 나옵니다. 재무 (추정·모델링) 재무·회계 배경. 재무팀, 회계사, CFO 출신의 영역입니다. 행정 (신청·정산·보고) 절차를 꼼꼼히 관리하는 사람. 과제 관리 경험이 핵심입니다. 투자 IR (VC 커뮤니케이션) 투자자의 언어를 아는 사람. IR 담당, VC 심사역 출신에게서 보입니다. 이 다섯은 성격도, 필요한 배경도 다릅니다. 정책 공고를 꿰는 사람과 투자자를 설득하는 사람, 재무 모델을 짜는 사람은 보통 다른 사람입니다. 한 명 안에 이 모두가 높은 수준으로 들어 있는 경우는, 솔직히 드뭅니다. --- Chapter 02 그래서 이력서에서 봐야 할 것 —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전문성' 여기서 채용의 핵심이 나옵니다. '다 잘하는 사람'을 찾으려 하면 영영 못 뽑습니다. 대신 우리 회사에 지금 가장 중요한 전문성이 무엇인지 정하고, 거기에 확실히 강한 사람을 봐야 합니다. 판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무엇으로 자금을 조달하려 하는가입니다. 정부지원사업이 중심이라면 정책·공고 매칭과 사업계획서 작성 경험이 1순위입니다. 어떤 과제가 우리에게 맞는지 찾고, 그걸 합격하는 계획서로 풀어내는 게 성패를 가르니까요. 투자유치가 목표라면 IR과 재무, 그리고 사업을 매력적으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이 1순위입니다. 투자자의 언어로 회사를 설득하는 게 핵심이죠. 이력서를 볼 때, 이 1순위 전문성에 대한 '실제로 해본 증거'가 있는지를 보세요. "관련 업무 경험"이라는 두루뭉술한 문구가 아니라, 어떤 사업에 무엇을 써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 구체적인 흔적이요. 가능하면 합격한 계획서나 성사된 라운드 같은 실물에 가까운 증거를 확인하세요. 나머지 전문성은 1순위만큼 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애초에 한 사람이 다 강할 수 없으니까요. 우선순위가 헷갈린다면, 채용 전에 다음 세 가지를 자문해보세요. 앞으로 1년, 우리 자금의 대부분은 어디서 올 것인가 — 정부사업인가, 투자인가? 지금 우리가 가장 자주 막히는 지점은 어디인가 — 맞는 사업을 못 찾아서인가, 계획서가 약해서인가, 투자자 설득이 안 돼서인가? 대표인 내가 그나마 메울 수 있는 영역과, 도저히 못 메우는 영역은 무엇인가? 이 세 답이 겹치는 곳이 곧 1순위 전문성입니다. 돈이 나올 곳, 자주 막히는 곳, 내가 못 메우는 곳 — 거기에 확실히 강한 사람을 먼저 보는 게 맞습니다. --- Chapter 03 "그럼 CFO를 뽑으면 되지 않나?" 흔한 오해 자금조달이라고 하면 'CFO급 한 명'을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직함이 높다고 전주기가 커버되는 건 아닙니다. CFO는 재무와 IR에는 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지원사업의 공고 생태계를 읽고, 합격하는 사업계획서를 직접 쓰고, 과제 행정을 챙기는 건 또 다른 전문성입니다. 재무 임원의 커리어와 정부사업 합격 계획서를 쓰는 커리어는 좀처럼 겹치지 않습니다. 'C레벨'이라는 단어가 '모든 걸 다 한다'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높은 직함 하나로 전주기를 해결하려는 기대는 대개 어긋납니다. 직함이 아니라 '어떤 전문성을 실제로 갖췄는가'를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비슷한 오해가 더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컨설팅펌 출신이면 잘하겠지." 화려한 이력이 도약기 회사의 정부사업·소액 라운드 현장과 맞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규모 큰 조직의 방식과 작은 회사가 직접 뛰는 현장은 많이 다르니까요. "정부과제를 많이 해본 사람이면 되겠지." 과제 행정을 많이 처리해본 것과, 합격하는 계획서를 직접 써내는 것은 다른 능력입니다. 이력의 화려함이나 햇수가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바로 그 전문성의 실제 증거를 봐야 합니다. --- 오늘의 결론 그런데, 여기서 진짜 어려움이 시작됩니다 여기까지가 채용을 준비하는 분께 드리는 실무 조언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전문성을 정하고, 거기 강한 사람을 뽑아라. 이건 옳은 접근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접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 전문성에 강한 사람을 뽑으면, 나머지 네 영역은 구멍으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정책 매칭에 강한 사람을 뽑았다면 재무와 IR이 약하고, IR에 강한 사람을 뽑았다면 정부과제 합격 계획서가 약합니다. 그 구멍은 결국 대표님이 메우거나, 또 다른 사람을 뽑아 메워야 합니다. 그런데 자금조달의 당락은 가장 약한 고리에서 갈립니다. 한 명을 뽑아 채운 한 영역의 강점이, 비어 있는 네 영역의 약점을 가려주지 못하는 거죠. 이게 '만능 한 명'을 찾는 채용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이유입니다. 필요한 건 한 사람의 평균이 아니라, 각 전문성에서 제 몫을 하는 여러 전문가니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어떤 회사들은 '한 명을 뽑는 것' 대신 다른 선택을 합니다. 펀더블이 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정보 매칭부터 문서·재무·행정·IR까지, 각 단계를 그 분야 전문가가 맡는 팀을 구독하듯 쓰는 것. 한 사람의 평균이 아니라, 단계마다 전문가의 최고치를 쓰는 구조죠. 그리고 그 전주기를 함께 겪으며 회사 안에 역량이 쌓이면, 언젠가 이 일을 직접 해내고 졸업하는 것까지가 목표입니다. 물론 우리 회사에 꼭 맞는 한 명을 운 좋게 만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습니다. 다만 그 '만능 한 명'을 기다리며 자금조달을 미루기엔, 도약기의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릅니다. --- 「채용 공고를 올리기 전에」는 지원사업·자금조달 전문인력 채용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시리즈입니다. 이번 편은 '원하는 레벨'. 펀더블은 정부지원사업·투자유치·정책자금을 아우르는 스타트업 펀드레이징 구독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