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디자이너를 위한 법률 가이드 'AI 저작권 귀속 편'
돌파전략 · 2026-07-29 · 펀더블 자금조달 인사이트
결론부터 아주 명확하게 정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AI가 단독으로 만든 결과물에는 **어떠한 저작권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법은 오직 사람이 개입하여 '실질적 기여'를 한 만큼만 그 사람에게 권리를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람의 개입이 어느 정도여야 내 디자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그 아슬아슬한 기준선을 살펴봅니다.
AI가 만든 결과물, 과연 누구의 저작권인가
'Nano Banana AI 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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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Idea Expression Dichotomy)'이라는 절대 원칙을 알아야 합니다. 저작권은 최종 결과물로 **'표현된 그 자체'만 보호합니다.** 그 결과물에 이르기 위한 아이디어, 기법, 화풍, 콘셉트는 보호의 대상이 아닙니다.
화풍 모방은 왜 침해가 아닌가
한때 SNS에서 특정 작가나 지브리 스튜디오의 화풍을 모방한 AI 이미지가 유행했을 때, "이건 명백한 저작권 침해 아닌가"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법적 관점에서의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풍 자체를 흉내 냈다는 이유만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화풍과 스타일은 아이디어와 기법의 영역이고, 저작권은 구체적인 '결과물'만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도자기 공예 분쟁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도자기에 페인팅을 한 뒤 금박을 입히는 독창적인 공정을 개발한 작가가, 동일한 공정을 따라 한 다른 작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적이 있습니다. 두 작품의 최종 형태는 달랐지만, 원고는 "공정 자체가 내 고유의 아이디어"라며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공정이나 기법이라도 이는 아이디어의 영역이므로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디자이너가 AI에 입력하는 '프롬프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구도, 이런 색감으로 그려줘"라는 명령어는 법적으로 단순한 '아이디어의 지시'에 불과하므로, 그 문장 자체로 시각적 저작권을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알아야 할 대원칙, 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
'IPDaily 지식재산 전문 미디어' 이미지
그렇다면 AI가 만든 이미지는 무조건 저작권 침해에서 자유로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른바 '울트라맨 사건'이 대표적인 경고장입니다.
어느 사용자가 AI로 이미지를 생성했는데, 그 결과물이 AI가 학습 단계에서 사용했던 기존의 울트라맨 원본 이미지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사용자는 "AI가 새롭게 변형해서 만든 것이므로 내 창작물"이라 주장했지만, 법적 판단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였습니다.
실무자가 자주 하는 오해 바로잡기
"AI가 만들었으니 저작권이 없는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이다."
이 명제는 틀렸습니다. AI가 이미지를 도출했더라도, 그 결과물이 타인의 기존 저작물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면 **침해 책임은 생성한 사람에게 그대로 발생합니다.**
무료 버전의 AI나 특정 데이터셋에 과적합(Overfitting)된 모델일수록 기존 원본을 그대로 '뱉어내는' 경우가 잦습니다. 상업적 사용 시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외, AI 결과물이 학습 원본과 거의 같을 때
AI는 발명자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가, 다부스(DABUS) 사건
'특허뉴스' 기사 이미지
스티븐 테일러라는 미국의 과학자가 전 세계 주요 국가에 같은 특허를 출원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발명자란에 자신의 이름 대신,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인 'DABUS(다부스)'의 이름을 적어 냈습니다. 의도적으로 각국 특허청과 법원의 반응을 시험한 것입니다.
한국 특허청의 입장은 단호했습니다. "발명자는 자연인(사람)이어야만 한다"는 이유로 출원을 무효 처분했습니다. 이후 이어진 1심·2심 법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고, 미국·영국 등 주요국 법원과 특허청도 대체로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21년 방식심사만으로 등록한 예외 사례).
**AI는 발명자도, 창작자도, 권리의 주체도 될 수 없습니다.**
참고로 미국 저작권청은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개입 없이 만들어진 작품에는 어떠한 저작권도 부여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선언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AI 결과물에 사람이 손을 얼마나 얹어야 내 권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 명확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비록 AI 사건은 아니었지만, 타인의 디자인을 변형한 사건에 대한 중요한 법리가 판시되었습니다.
대법원 판단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타인의 디자인 일부를 변형했더라도, 그 변형이 통상의 디자이너가 흔히 취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치고 시각을 통해 일으키는 '미감(미적 인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이는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판례의 '타인' 자리에 'AI'를 대입하면 정확히 AI 디자인 분쟁의 기준이 됩니다. AI가 만들어준 이미지의 색조를 살짝 바꾸거나 불필요한 선을 지우는 단순 보정(리터칭) 정도로는 사람의 창작적 기여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디자인 전체의 미적 인상을 바꿀 만한 **'실질적인 변경과 개입'**이 있어야 비로소 권리가 발생합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러한 원칙을 실무 가이드라인을 통해 두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GAI 산출물 (권리 없음)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자동차 그려줘"처럼 단순 프롬프트만 입력하여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으므로 어떠한 지식재산권도 부여되지 않습니다.
GAI 활용 저작물 (권리 인정)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인간이 형태 형성에 직접 개입한 결과물입니다. 결과물의 특정 부분을 콕 집어 인페인팅(Inpainting)으로 구조를 바꾸거나, 여러 AI 이미지를 직접 콜라주하여 새로운 구도를 만들거나, 직접 스케치한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AI를 통제한 경우 등입니다.
GAI 산출물과 GAI 활용 저작물의 구분 도해
한국저작권위원회 실무 가이드라인
그렇다면 사람의 기여는 어디까지 필요한가
실무에서 자주 인용되는 두 가지 인정 사례
웹툰 사례 (편집 저작물 인정)
어느 웹툰의 배경과 인물 이미지는 모두 AI로 생성되었습니다. 개별 이미지 자체에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이미지들을 특정 컷에 배치하고, 흐름을 기획하며, 텍스트(대사)를 입히는 '시나리오와 연출'은 사람이 직접 했습니다. 법원과 당국은 이 웹툰 '전체'에 대한 **편집 저작권**을 인정했습니다.
'세계일보' 기사 이미지(웹툰: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미국 저작권청 재심사 사례
한 작가가 자신의 AI 생성물에 저작권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이에 작가는 다음의 증거를 제출했습니다.
자신이 입력한 수백 번의 프롬프트 수정 로그
결과물에 직접 브러시질을 하며 형상을 깎고 다듬은 화면 캡처
생성 및 편집 과정 전체를 담은 영상
그제야 미국 저작권청은 입장을 바꿔 저작권을 인정했습니다. 결과물 자체가 얼마나 멋진가가 아니라, **'창작적 기여의 흔적'**이 권리를 만들어낸 결정적 장면입니다.
'애플경제' 기사 이미지(사진: 미국 저작권청)
실무계의 비공식 기준, 30% 룰
법률에 명시된 수치는 아니지만, 학계와 실무 현장에서는 이른바 '30% 룰'이 비공식적인 가늠자로 회자됩니다. 결과물의 최종 형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사람의 창작적 기여도가 **최소 30% 이상**은 되어야 권리 주장에 무리가 없다는 체감적 기준입니다.
분쟁 시 법원 역시 사람의 개입 정도를 따지게 되며, 이 기여도가 충분하다고 인정되는 순간 그 저작물의 권리는 30%가 아닌 100% 온전히 사람의 몫이 됩니다. AI는 권리를 나눌 지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외, 상표권에는 이 모든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저작권, 디자인권과 달리 '상표권'에는 전혀 다른 논리가 적용됩니다. 상표권은 '창작의 고통'을 보호하는 권리가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알아보는 **'식별력'**을 보호하는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가 단 1초 만에 100% 혼자 만들어낸 로고나 워드마크라 하더라도 상표권으로 등록하는 데에는 아무런 법적 제약이 없습니다. 다만, 그 로고가 타인의 기존 등록 상표와 유사하다면 별개의 상표 침해 문제가 발생할 뿐입니다.
이번 편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이디어와 결과물의 구분
화풍, 기법, 프롬프트(아이디어)는 보호받지 못하며, 최종 결과물만 보호됩니다.
학습 데이터 침해 주의
AI 생성물이 기존의 원본 데이터(학습 데이터)와 거의 똑같다면 저작권 침해입니다.
권리의 주체
AI는 발명자나 창작자가 될 수 없으며, 어떠한 지분도 가지지 못합니다. (DABUS 사건)